퇴직 후 돈이 ‘멈추는’ 게 가장 두렵다면, 지금부터 월급처럼 들어오는 현금흐름을 만들어보자. 실제 은퇴자의 이야기와 함께 현실적인 설계법을 전한다.
“퇴직금이 있어도, 매달 들어오는 돈이 없으니 불안하더라”
지난달, 동네 카페에서 은퇴 2년 차인 김정수(63세) 님을 만났습니다.
커피를 한 모금 마시며 그분이 웃으면서도 솔직하게 말씀하셨어요.
“퇴직금이 몇 천만 원 있어도, 그게 줄어드는 걸 매달 보니까 마음이 불안하더라구요. 예전엔 25일만 되면 월급이 들어왔는데, 지금은 그 ‘입금 문자’가 없잖아요.”
그 말이 참 공감됐어요.
돈이 문제가 아니라, ‘매달 들어오는 리듬’이 사라진다는 것이 우리 마음을 흔들죠.
그래서 김정수 님은 퇴직 후 1년 동안 ‘두 번째 월급 만들기’ 프로젝트를 했다고 합니다.
김정수 님의 ‘두 번째 월급 프로젝트’
항목 | 월수입 | 수입설명 |
국민연금 | 1,150,000원 | 63세부터 수령 시작 |
퇴직연금 | 700,000원 | IRP 계좌에서 월 인출 |
배당 ETF | 280,000원 | 월지급식 ETF(코덱스 배당40) |
재능활동 | 200,000원 | 지역 평생학습관에서 컴퓨터 기초 강의 |
합계 | 2,330,000원 | 매달 ‘월급’처럼 입금되는 구조 완성 |
1년간의 시행착오 끝에, 김정수 님의 통장은 이렇게 달라졌다고 합니다.
“예전 직장 월급의 절반도 안 되지만, 마음은 훨씬 안정돼요.
돈이 ‘끊기지 않는다’는 게 이렇게 큰 위안일 줄 몰랐어요.”
이렇게 만들어요 – 나만의 월급 구조
60세 이후에도 월급처럼 돈이 들어오려면, ‘수입의 종류’를 나누는 게 핵심이에요.
쉽게 말해, ‘기본 월급 + 보너스 + 취미 수입’ 세 가지 흐름을 만드는 거죠.
① 기본 월급 (안정형)
- 국민연금: 수령 시기 조정 가능 (예: 65세 → 63세로 조기 수령 시 월액 약 14% 감소)
- 퇴직연금(IRP): 매월 자동 인출 설정 가능
- 즉시연금: 목돈을 맡기고 매달 일정액 수령
→ 생활비의 ‘기본틀’을 맡습니다.
② 보너스 (보완형)
- 월지급식 펀드/ETF: 매달 이자·배당이 자동 입금
- 리츠(REITs): 부동산 수익 배당형
- 정기예금·CMA: 단기 유동성 확보
→ 물가 상승이나 예기치 못한 지출 대비용.
③ 취미 수입 (활동형)
- 실버바리스타, 공예강사, 시니어 상담 등
- 퇴직 후 본인의 경험을 활용한 ‘플러스 월급’
예를 들어, 62세 박미선 님은 매주 토요일마다 아이패드 그림 클래스를 운영해요.
“그림이 좋아서 시작했는데, 한 달에 30만 원 정도 들어오니 커피값 걱정이 사라졌어요.
무엇보다 사람들을 만나니 마음이 젊어지더라구요.”
나의 월급표 만들기
한 번 만들어두면 매달 보기만 해도 든든합니다.
엑셀 또는 종이 수첩에 아래처럼 써보세요.
구분 | 월수입원 | 지출 | 잔액 |
국민연금 | 1,150,000 | ||
퇴직연금 | 700,000 | ||
배당 ETF | 280,000 | ||
생활비 | 2,100,000 | ||
의료비 | 250,000 | ||
여가비 | 200,000 | ||
합계 | 2,130,000 | 2,550,000 | –420,000 |
이처럼 ‘마이너스’가 보이면
① 생활비 줄이기, ② 배당 늘리기, ③ 부업 찾기 중 하나로 균형을 맞추면 됩니다.
현금흐름 설계! 꼭 기억할 세 가지 포인트
- 실수령액 기준으로 계산하기 (세금, 공제액 제외 후 금액으로)
- 물가 반영하기 (2% 인플레이션 가정 시 10년 후 1.2배 필요)
- 비상자금 따로 두기 (생활비 6개월분은 CMA나 단기예금에 보관)
이 세 가지만 지켜도 10년 뒤의 안정감이 완전히 달라집니다.
“돈이 흐르니까, 마음도 흐른다”
은퇴는 ‘수입이 끝나는 시점’이 아니라, 돈의 흐름을 다시 디자인하는 시기예요.
내 통장에 매달 일정한 흐름이 있으면, 그건 단순한 금전이 아니라 삶의 리듬과 자존감을 유지해주는 힘이 됩니다.
퇴직 후에도 나답게 일하고, 나답게 쓰고, 나답게 살아가는 것.
그게 바로 은빛인생의 진짜 월급날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