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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응형대한민국 노인(65세 이상) 세명 중 두명은 치매가 자신과 관련이 없는 질병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이미 초고령화 시대에 들어선 우리나라의 노인 25%는 치매에 걸립이다. 장년기에 접어든 세대는 부모 중 누군가의 치매를 간병하고 있거나, 혹시 내가 치매 환자가 될수도 있다는 걱정을 하고 있습니다.
과거 암(癌)이 공포의 질병이었다면 이제는 치매가 그렇습니다. 이번 포스트에서는 치매를 정신병리학적 관점에서 논의해보고자 합니다.
예고없는 방문, 치매
웬디 미첼은 NHS(영국 국민보건서비스) 소속 의료지원팀장으로 일하던 능력있는 여성이었습니다. 그녀는 58세에 알츠하이머 진단을 받았고, 그녀의 삶이 지워지기 시작했습니다.
치매 진단을 받은 날 그녀는 자신에게 이렇게 묻습니다.
'넌 살그머니 빠져나갔고, 간다는 말을 하지 않았지. 그래서 네가 나의 일부를 가져간 걸 몰랐어. 네가 기회를 주지도, 경고해주지도 않았기에 난 그날을 살리려고 애써볼 수도 없었지. 그냥 그 날이 없어져버렸더라고.영원히'
그녀의 말처럼 치매는 느닷없이 닥칩니다. 치매 진단을 받았다고 해서 일상이 하루아침에 달라지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그녀 주변은 하루아침에 그녀를 다른 사람 취급합니다.
그녀는 말합니다.
"치매는 날씨와 같아서 해가 쨍한 날에는 큰 어려움 없이 대화할 수 있어요. 하지만 안개가 깉은 날은 단어를 떠올리기가 다시 없는 난관이에요."
어떤 날은 활기에 넘치고 또 하나같이 일이 안 풀리고... 인간이면 대부분 살아가면서 경험하게 되는 감정의 변화입니다. 그러나 치매는 점점 안개와 같은 상황이 반복되고 길어지며 결국 자기 자신과 가족까지 잊게된다는 것이 치명적인 병입니다.
치매의 의학적 정의와 분류
DSM-IV(Diagnostic and Statistical Manual of Mental Disorder, 4th edition; 미국 정신의학회 정신질환 진단편람)에 따르면 치매는 정상적인 사람에게 의식이 맑은 상태에서 일반적인 대인관계나 사회생활에 어려움을 겪을 정도로 기억을 비롯한 인지기능의 장애가 있는 상태를 말합니다. 중요한 증상들로는 기억, 추상적 사고, 판단과 고등 대뇌피질 기능에 장애가 나타나는 것입니다. 이뿐 아니라 성격의 변화, 불면, 망상과 행동 장애등도 자주 보입니다.
역학 조사결과 치매의 유병률은 65세 이상에서 5~7%정도 나타나는데 연령이 증가함에 따라 유병률도 급증해서 80세 이상에서는 20% 이상이 치매를 겪게 됩니다. 이런 수치만 보아도 현재 초고령화가 진행되고 있는 대한민국에서 치매는 사회 전체의 건강복지와 관련된 문제라고 할 수 있습니다. 65세 이상의 노인에게서 치매는 관절염 다음으로 활동적 무능력을 야기하는 질병이 되었습니다. 곧 돌봄이 없이는 일상생활을 유지할 수 없게 되는 것입니다.
치매의 원인 질병
치매의 질병 원인은 수십가지인데 그 중 가장 흔한 것이 알츠하이머와 다발성 경색 치매입니다. 노인들 중 흔히 '노망'이라고 부르는 상태에 이르는 것은 알츠하이머인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알츠하이머의 발병 원인은 알 수 없으나 대뇌의 여러 기능 중 지적인 기능을 담당하는 부위의 신경세포들이 서서히 죽어가는 것 질병입니다.
혈관성 치매로도 알려져 있는 다발성 경색치매는 반복되는 뇌졸증으로 뇌의 여러 부위에 경색이 생김으로써 인지기능이 저하되는 것입니다. 평소에 고혈압이나 동맥경화증과 같은 지병을 앓고 있는 사람에게 자주 나타납니다. 이 외의 위험요인으로는 고지질증, 심장질환, 당뇨병, 알콜중독 등이 있습니다. 알츠하이머는 언제 시작되었는지 모르게 나타나 서서히 그 증상이 중증으로 가는 병이라면 혈관성 치매는 갑자기 나타나 점진적으로 악화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다발성 경색치매는 위험인자 즉 고혈압이나 당뇨, 흡연, 알콜중독 등을 치료하거나 예방함으로써 발생을 줄일 수 있습니다.
치매의 진단은 뇌단층 촬영(CT, MRI)이나 뇌혈류 검사를 통해 확인 됩니다.
치매에 대해 의학적인 진단이나 대처방법이 최근 활발하게 논의되고 있습니다. 치매는 감추고 숨긴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며 오히려 그랬을 때 환자본인과 가족들의 삶이 피폐해 지게됩니다. 치매는 완치가 불가능하지만 관리에 따라 오랜 시간 정상적인 생활이 가능합니다. 앞에 인용했던 웬디미첼 여사 역시 치매 판정을 받은 후 두권의 책을 저술했습니다. 치매를 알리고 환자들에게 맞는 치료나 보호 정책을 펼치도록 활발한 활동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그녀는 말합니다.
"초기에는 오밤중에 깨어나 자신의 상황에 대한 우울한 기분을 떨칠 수 없었습니다. 그러나 퇴화하고 사라지는 능력에 절망하기 보다 좋아하는 일에 집중해서 삶을 마음껏 누리기로 작정했습니다. 그러자 저는 이전 직장생활을 할 때보다 더 의미있는 활동으로 바빠졌으며, 양호한 건강상태를 유지하며 생활할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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